결혼식 촬영


지인들의 결혼식에 가끔 사진으로 기여하곤 한다. 거의 당사자의 부탁을 받고 들어주는 식이긴 한데, 대개 기쁨 반 부담 반이다. 누군가에게 부탁을 한다는 건 그 만큼 신뢰와 친분이 있다는 것이므로 기쁜 일이긴 하지만, 결혼식 사진촬영은 늘 부담이다. 특히 '야매'로 대충 배운데다가 돈 드는 것도 아닌데 셔터 막 누르고 운좋게 몇장 건지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나같은 헐렁한 아마추어에게 정신 없이 순식간에 진행되어버리는 결혼식 촬영은 정말 진땀 나는 일이다.

부탁하는 사람들은 늘 자상한 미소를 띠며 부담 갖지 마라고 부드럽게 말하지만, 그게 말처럼 되는 일도 아니고.

여하간 결혼식 촬영은 끝날 때까지 진땀 빼고 혼을 쏙 빼놓는 일이다. 그래도 신혼여행을 다녀온 그들에게 뭔가를 쓱 내놓을 수 있는 기쁨이 있으니까 인내하는 그런 일이다. 결과물이 그들 마음에 들지 안들지는 크게 개의치 않는다. 왜냐면 어차피 돌이킬 수는 없으니까.


이 부부의 결혼식 촬영은 좀 나았다. 시간에 쫓겨야 하는 예식공장(?) 대신 자유로운 야외를 선택한 두 사람의 결정 덕분이기도 하고. 나 말고 다른 사진가들도 많았으니까. 눈치껏 슬렁슬렁 구경도 하면서 찍었다.

청첩장에 내가 찍은 사진을 사용한 유일한(현재까지는!) 부부.

곧 부모가 된다.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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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에는 모두 질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