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2004년 17대 총선 방송토론 중에 '삼겹살 불판갈이론'으로 혜성처럼 등장한 노회찬. 사실 진보정당 운동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노회찬은 익숙한 인물이고, 민주노동당 창당의 산증인이자 그 역사 자체라 할만 하다. 하지만 한국에는 여당과 야당만 존재하는 것으로 아는 사람들에게 노회찬은 꽤나 낯선 인물인 시절이었다. 그의 촌철살인 입담은 '드립의 신'이라는 별명을 그에게 붙여주었고, 사람들이 민주노동당은 몰라도 노회찬은 아는 그런 세상이 시작되었다.

사석에서 몇 번 그를 만난 적이 있는데, 방송에 나오는 것과는 달리 수다맨은 아니었다. 오히려 말하기보다는 듣는 게 더 편한 사람처럼 보였다.

그는 이제 3선 국회의원이다. 우여곡절이 많아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정의당으로 당적이 3번이 바뀌었지만, 그의 '드립'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사이다다.

요즘 방송에 나오는 그를 보면 애잔하다. 세월은 역시 그를 비껴가지 않았다는 생각에 아쉽고 그렇다.

앞으로 할일이 많은 사람인데 그에게 지금처럼 뜨겁게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 생각하니, 참 세월이 얄밉고 그렇다. 이제 60을 갓 넘겼지만, 그가 지금 50대였다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중에 뉴스룸에 노회찬의 발언이 나온다. 국가인권위원장에게 한국당 의원이 계속해서 '동성애에 찬성하냐 반대하냐'는 질문을 했는데, 노회찬이 "국가인권위가 할 일이 바로 저런 질문을 단속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는. 아 정말. 또 사이다 한잔.

그건 그렇고. 권영길이 나이 들어가는 걸 보면서도 비슷한 생각을 했다. 아 저 사람에게 더 많은 시간이 주어진다면. 하는 아쉬움이 가득했던 뭐 그런 생각.

여하간 그들의 여생에 평화가 깃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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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에는 모두 질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