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대포


2015년 백남기씨를 쓰러뜨리고 이듬해 사망에 이르게 한 물대포는 시위 현장에서 보기 드문 것은 아니었다.

최루탄이 사라졌다고 과연 거리의 시위가 안전해졌나? 경찰은 곤봉과 방패를 더 무자비하게 휘둘렀고, 물대포로 사람을 겨냥했다.

경찰폭력으로 여전히 사람들은 다치거나, 심지어 목숨을 잃었다.

거리 시위에 참여하다보면 이런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왜 저렇게 무리하게 진압하고 해산시켜려 하는 걸까.

사실 윗선끼리 오늘은 여기까지 이 정도 선에서 마무리하겠다 하는 협의가 없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 경찰은 시위를 눈치껏 통제하고 시위하는 사람들은 적당히 명분을 채우고 그렇게 지나가면 될 일인데. 불법적인 폭력까지 저지르면서 시위를 진압하려는 것은 이게 다 저 윗분들 눈총 때문이지 않겠나.

고인의 시신을 탈취하려고까지 했던 경찰이 정권이 바뀌자 경찰청장이 사과하고, 관련자들이 재판에 넘겨지는 그런 일도 일어난다만.

경찰도 노동자이므로 자기들의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파업도 불사하는 프랑스 같은 사회 만큼은 아니더라도, 경찰폭력으로 사람이 다치거나 죽는 일은 다시는,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경찰은 집회와 시위가 안전하게 마무리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게 우선이지, 닥치고 진압하고 해산시키는 건 이젠 좀 구시대의 것으로 남겨놓기를.

그나저나 저 때 나는 코니카미놀타 DSLR을 보유하고 있었군. 문득 미놀타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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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에는 모두 질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