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아이들을 위한 시>    도종환


이 아이들의 가슴 속에

무슨 꽃이 피고

어떤 나무가 자라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그래도 나는 이 아이들이 좋다.


이 아이들의 마음속에

어떤 바람이 불고

어떤 구름이 지나가고 있는지

나는 보지 못하였다.


그러나 나는 안아주고 싶다.

작고 죄 없는 이 아이를


이 여윈 아이들의 깊은 곳에

어떤 하나님이 계시고

어떤 기도가 흘러나왔는지

나는 듣지 못하였다. 

그래도 나는 바란다.

눈동자가 까만

이 아이들의 기도가 이루어지길


서귀포 모래밭 순비기꽃보다

더 순한 빛깔이 그들에게서 나오고

천년을 사는 사오댄 나무보다

더 오래가는 생명이

그들에게서 시작되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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