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들


이들과 함께 했던 나날들은 참 좋았다. 어쩌면 이렇게 서로가 서로를 보완하면서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을까. 싶을 만큼. 이제는 세월이 흘러 각자 삶을 살고, 한때 하루에도 몇번씩 들락날락했던 카페에 발길이 끊긴지 수년째이며, 네이버 밴드라는 새로운 끈을 만들었으나 오래 가지는 못한, 그렇게 가끔씩 떠올리는 사람들이 되었다. 몇몇은 간간히 소식을 듣고 있고, 그보다 더 적은 이들은 어쩌다 만나기도 한다만.

나는 이들의 전용 '찍사' 노릇을 했고, 그 만족감은 꽤 컸다. 사진은 찰나의 순간을 기록하는 매체이지만, 관계를 떠나서 이야기할 수 없는 것이고 그 관계는 찰나가 아니라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 관통하는 시간의 연속에서 헤아려진다는 것. 그래서 사진은 순간을 기록하지만, 끊임없이 관계와 소통하는 연속적인 것.

그렇게 이들은 늘 내 사진에 고마워했지만, 나는 오히려 렌즈 밖의 그들과 사진 속의 그들로부터 사진을 배웠다. 2017년 마지막 달의 어느날 이들 중 몇몇을 만날 생각이다.

*모두 카메라를 바라보고 웃고 있는 '잘' 찍힌 사진도 있지만, 나는 각자 다른 표정이 살아 있는 이 사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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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에는 모두 질서가 있다"